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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의 종교가 산책
티베트인의 디아스포라와 교육
내가 만난 달라이 라마⑦
기사입력: 2015/01/19 [12:5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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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천여 라마승들이 공부하고 있는 인도 남부 카르타나카 주에 있는 남드롤링사원대학에서 특별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매일종교신문
▲ 5천여 남녀 라마 승려들이 사원광장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매일종교신문
티베트인들은 해발고도 4천 미터의 고원에서도 살아가는 고산족들이다. 거의 대부분이 티베트 자치구인 티베트 고원과 현재는 중국의 성(省)으로 편입된 칭하이성 간쑤성 스촨성 윈난성 등지에 분포되어 살고 있다. 티베트어계(語系)는 시노-티베트어계(漢藏語系)에 속하지만, 더 좁히면 티베트-버마어족계에 속한다. 티베트어를 구사하는 인구수를 대개 8백만 정도로 보고 있다. 버마어를 구사하는 인구가 약 4천만 정도 된다고 보는데, 티베트-버마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약 5천만 정도라고 하겠다. 티베트 자치구 영역과 인도 네팔 부탄등지에 사는 티베트 인구를 대개 6백50만 정도로 보고 있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2014년 인구 통계에 의하면 티베트 자치구와 중국영역에 사는 티베트 인구가 7백50만 정도라는 인구조사 발표가 있었는데, 기존의 추정수치에서 백만 명 정도가 더 증가했다고 보는데, 문화생활의 향상과 티베트 민족주의 등의 영향으로 타당성 있는 증가라고 여겨진다.
 
티베트인들의 현대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1959년 달라이 라마의 망명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 첫 번째 탈출물결이었고, 두 번째는 1980년부터이고 세 번째는 1996년부터 현재까지이다. 대체로 3단계의 물결로 티베트 디아스포라가 발생했는데, 1959년에는 약 8만 명 정도가 티베트 본토를 빠져나와서 인도 네팔 부탄 등지에 흩어졌다. 첫 번째는 중국 해방군의 박해로 탈출한 것이고, 두 번째는 1980년대 중국정부와 군대의 압박으로 행해졌고 세 번째는 특히 티베트 라마들에게 타이완을 최종 망명지로 정하고 탈출했다.
 
현재는 티베트 부모들이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동반 탈출하여 어린 자식들을 인도나 네팔 등지의 티베트 학교에 입학시켜, 티베트의 전통문화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부모들은 다시 티베트로 돌아가는 식의 탈출이다. 대개 이들은 인도나 네팔 불교 성지 순례를 목표로 어린 자식들을 동반해서 티베트를 벗어나서는 자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주고 다시 돌아가는 교육을 위한 탈출이다. 현재 망명 티베트인은 15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것은 티베트 망명정부가 발행한 그린 북(green book=일종의 티베트인 신분증명서)의 통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티베트인들의 공동체는 미국 캐나다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프랑스 타이완과 호주 등지에 분포되어 있고, 달라이 라마 망명 정부 연락 사무소인 사실상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곳도 델리(인도),뉴욕(미국),제네바(스위스),도쿄(일본),런던(영국),캔버라(호주),파리(프랑스),모스크바(러시아),프리토리아(남아메리카)와 타이베이(타이완)에 두고 있다. 달라이 라마 聖下는 자신이 사원대학에서 티베트 불교 전통방식(인도 고대 날란다대학 교과과정)으로 17년간 집중 교육을 받은 바 있기에, 망명하는 순간에도 망명 티베트 어린이들의 교육을 걱정했다. 네루 수상에게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어린 라마승려 포함)의 학교부터 설립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은 너무나 현명한 판단이었다. 망명 티베트인이 15만 명인데 초중고학생이 만 명이다. 티베트 망명 타운인 다람살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71곳의 학교와 초급대학과 중앙종합대학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라마들을 위한 사원교육은 티베트 불교의 전통을 계승해서 실시되고 있다.
 
특히 라마들을 위한 사원대학 교육은 정평이 나있다. 인도 남부 카르타나카(마이소르) 주의 샌달 공원에 있는 남드롤링 사원 대학은 매우 유명하다. 이 사원대학은 티베트 본토에서도 유명한 사원대학의 전통을 갖고 있는데, 이곳 남인도에서는 1963년 티베트 닝마파 6대 사원 가운데 하나인 팔율사원의 두 번째 서열이었던 캽제 페놀 린포체(1932-2009)에 의해서 설립됐다. 이 사원대학에는 비구 비구니 라마 승려 5천여 명이 중고등 과정에서 대학 과정까지의 교과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망명 티베트 라마승들은 물론 티베트 본토와 네팔 부탄 라다크 몽골 등지의 티베트 불교 권에서 유학을 와서 사원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있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 사원 교육을 ‘쉐드라(Shedra)’라고 한다.
 
교육장소란 뜻을 갖고 있는 이 단어는 인도의 날란다 대학의 전통을 이어 받은 사원교육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티베트에서는 남녀 라마가 따로 쉐드라에서 공부했었는데, 이곳 남인도에서는 여러 가지 사정상 함께 공부하는데, 전 세계 불교 권에서 버마의 만달레이에 소재한 사원대학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최대사원대학이다. 이 티베트 사원대학은 티베트 사원교육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해서 불교교학(敎學)을 공부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티베트 불교는 인도에서 7세기 무렵부터 전해졌는데, 이때만 해도 티베트는 말(언어)만 있었지 문자가 없었다.
 
그래서 산스크리트어에 의거해서 문자와 문법서를 창작하여 7세기부터 9세기에 걸쳐서 대부분의 산스크리트 본(本) 불서를 티베트어로 번역해서, 13세기가 되면《티베트 대장경》을 성립시킨다. 인도에서는 불교가 쇠망해가고, 인도 후기 불교의 불경과 논서(論書)들을 티베트어로 번역한 것이어서 불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티베트어역은 충실한 직역(直譯)이어서 의역(意譯) 위주인 한역(漢譯)보다도 티베트어역에서 산스크리트어 원전(原典)을 복원시키는데 결정적 자료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학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닝마파는 인도 날란다 대학의 산스크르트어 본 불경과 논서 등을 직역했고 티베트에서는 구역(舊譯)이라고 불릴 정도로 원전에 충실했기에 산스크리트어로 복원시키는데 더 유리한 입장이다. 한편 아티사 디팡카라 스리즈나나(Atiśa Dīpaṃkara Śrījñāna(燃燈吉祥智, 980–1054 CE)는 벵갈 팔라 왕조의 고승으로서 티베트와 수마트라에 대승과 금강승(Vajrayana)불교를 전파했으며, 티베트에 사르마(新譯)학파를 형성시켰다.
 
티베트 전통사원교육과정은 학맥과 교수 방법론이 사원에 따라서 다양하다. 하지만 대체로 일치된 기본 텍스트는 인도 날란다 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대학승인 나가르주나(Nāgārjuna龍樹 150–250 CE)의 저작인《근본중론송(根本中論頌)Mūlamadhyamakakārikā》이나 날란다 대학의 교수였던 찬드라기르티(Candrakīrti 월칭月称 600–650) 비구가 저술한《입중론入中論 Madhyamakāvatāra》등이다. 이 텍스트들은 고오타마 싯다르타(부처님)가 깨달은 중도(中道)에 대한 연구이다. 이 텍스트 외에 문법 시(詩) 역사와 예술과목을 포함한다. 텍스트를 철저히 암송하는 교육방법을 통해서 텍스트를 통째로 외우는 것이다. 티베트 불교 겔륵파를 창종한 쫑가파(1357–1419)라마가 5개 과목을 선정해서 교과과정을 정했다. 1.파라미타(Pāramitās-반야사상=대승불교)2.마디야마카(Madhyamaka-중도사상=철학)3.프라마나(Pramana- 논리학=인식론) 4.아비다르마(Abhidharma-심리학) 5.위나야(Vinaya-사원규범) 등이다.
 
▲ 티베트 라싸 근교에 있던 세라 사원대학(1938년 모습)     ©매일종교신문
▲ 인도 남부 마이소르에 세워진 세라 사원대학(2006년)     © 매일종교신문

겔륵파의 사원교육은 티베트의 세라 사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인도에서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겔륵파 사원교육의 전통은 찬드라기르티의《입중론入中論 Madhyamakāvatāra》과 미륵의《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 Abhisamaya-alaṅkāra》또는《반야경론현관장엄송般若經論現觀莊嚴頌》, 지금 인도네시아인 스리비자야 출신인 다르마키르티(Dharmakīrti法称7세기)의《프라마나위니사챠Pramāṇaviniścaya定量论》과 와수반두(Vasubandhu世親 4세기)의《아비담마구사론Abhidharma-kośa 阿毗達磨俱舍論》, 율장(律藏)을 집중해서 학습한다.
 
▲ 날란다대학과 현장법사 기념관을 방문하고 한국불교 중진스님들과 필자(우측 2011년).     © 매일종교신문

불교 사원교육의 모델은 인도의 날란다(Nālandā)사원대학이다. 날란다는 큰 절이란 의미의 (마하비하라Mahāvihāra)내에 있었던 사원교육기관이었다. 5세기부터 12세기 까지가 전성기였다. 기원전부터 사원학교로 존재해 왔었지만, 종합대학 성격의 대규모 사원대학이 된 것은 굽타왕조시대부터이다. 이후 팔라왕조시대에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고, 티베트 중국 한국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유학승이 와서 공부했었다. 당나라 현장법사나 의정법사가 이곳에서 공부했고, 신라에서도 몇 명의 유학승이 이곳에서 공부했으며, 혜초도 이곳을 방문한 여행기를 남겼는데, 12세기 터키계 무슬림 장군(Bakhtiyar Khilji)이 이끌던 군대에 의해서 파괴되고 도서관이 6개월간 불에 탈 정도로 많은 장서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명했던 날란다 학풍이 고스란히 티베트로 전해진 것이다. 7세기부터 12세기까지 거의 5백년간 인도불교가 티베트로 전해졌다고 봐야한다. 중국에 전해진 불교는 북부 인도나 중앙아시아 서역을 거쳐서 중국 한나라에 전해졌는데, 이것을 한전불교(漢傳佛敎) 또는 한역불교(漢譯佛敎)라 부른다. 중앙아시아 서역 승려들이 북부 인도나 중앙아시아에서 배운 불교에 의해서 산스크리트어나 서역어로 된 경전을 한역한 것이다. 8백년간 번역을 했다. 티베트의 경우는 인도에서 바로 산스크리트어 본에서 인도 승려들이 직접 와서 번역을 했고, 티베트에서 파견하여 날란다나 다른 불교대학에서 유학을 한, 티베트 출신들에 의해서 번역이 이루어졌다. 날란다불교대학 이외에도 5개의 유명한 불교사원대학이 있었고, 불교 이전에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인 간다라에는 기원전 6세기에 이미 탁실라 대학이 있었다. 부처님 당대에 인도에는 이미 이런 종합대학이 있었던 것이다. 부처님도 태자 시절 왕궁에서 다른 로열패밀리 자제들과 교육을 받았는데, 탁실라 대학의 교과과정과 동일한 과목을 이수했다고 한다.
 
인도의 고대 대학교육은 그리스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역사가 매우 깊다고 하겠다. 여기서 길게 논의할 주제는 아니지만, 대승불교흥기를 헬레니즘과의 교섭에 의한 영향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고대인도 북부에는 그리스 식민지 국가인 박트리아가 있었고, 이 국가는 한 때 불교가 국교였다. 박트리아(Bactria,255-139BCE)는 현재의 아프카니스탄 북부 발흐(Balkh) 지역을 중심으로 한 그리스계 왕국이었다. 기원전 183년 박트리아의 드미트리우스 1세는 간다라, 펀자브와 인더스 계곡을 정복하였다. 이 그레코-박트리아 지배 시에 여러 왕조가 그 도시를 수도로 하여 지배하였다. 도시는 여러 교역 길드에 의해 독립적으로 조정되고 스스로 이득을 얻었다. 그는 현재의 동 이란과 파키스탄을 정복하였고 인도-그리스 왕국을 만들어 냈다.
 
그레코 불교(Greco-Buddhism)는 그리스가 소아시아, 페르시아와 인도에 그리스 왕국을 세우면서부터 싹트기 시작한다. 박트리아를 비롯해서 그리스-인도 왕국이 세워진 서북부인도의 간다라 지방인 탁실라를 중심으로 해서 융합된 문화이다. 특히 쿠샨왕조에 이르러서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 사실상 쿠샨왕조는 그리스계라기 보다는 페르시아 계에 가깝지만, 박트리아를 점령하고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리스-인도 왕국을 계승함으로써 그리스의 헬레니즘과 인도의 불교를 동시에 받아들인 타림분지의 초원 출신의 월지 민족이다. 쿠샨왕조는 양 문화를 융합하여 그레코 불교문화를 재창조함으로써 불교사(佛敎史)에 회기적인 분수령을 만든다. 쿠샨왕조는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를 장악하면서 동시에 불교문화를 실크로드를 통해서 동아시아로 소통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대승불교를 탄생시켜 동아시아로 전해준다는 사실이다. 중국 한국 일본 월남 대만 등의 대승불교는 바로 이 쿠샨왕조의 그레코-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 티베트 망명정부 델리사무소 대사 겸 티베트하우스 템파 췌링 원장과 2012년 WFB 대회 참석을 위한 달라이 라마 방한문제를 협의(2011년).     © 매일종교신문
 
지금 티베트인들의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56년이 되어 가고 있다. 달라이 라마 성하의 뛰어난 점은 망명지에서도 교육정책을 잘 세워서 성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라마들을 위한 불교교육은 너무나 훌륭하게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티베트 디아스포라의 공동체도 이제 변화의 물결이 불고 있어서 주목된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진로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망명정부나 공동체에서는 세대교체와 새로운 티베트인의 정체성 확립에 고뇌하는 젊은 디아스포라의 어떤 움직임을 보면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이들에게서 티베트의 미래를 예감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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