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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언론의 닮은 모습

신민형 | 기사입력 2016/04/19 [07:46]
사랑과 평화 주창하며 위화감 조장 종교, 불편부당 표방 편파보도 언론

종교와 언론의 닮은 모습

사랑과 평화 주창하며 위화감 조장 종교, 불편부당 표방 편파보도 언론

신민형 | 입력 : 2016/04/19 [07:46]
사랑과 평화 주창하며 위화감 조장 종교
,
불편부당 표방 편파보도 언론 
 
4.13 총선 과정에서 에서 정치인과 언론, 종교가 보여준 모습은 닮아 있었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름을 내세워 안팎의 갈등을 고조시키며 사리사욕을 채웠다. 그에 덩달아 불편부당을 내세우는 언론은 진영논리에 따라 진영사회를 더욱 갈라 놓았으며 사랑과 평화를 내세우는 종교는 사랑과 평화를 방해하는 위화감을 쌓이게 했다.
 
기고만장해 제 편의 권력 획득을 위한 난도질을 벌인 정치는 국민의 균형 갖춘 심판을 받았으며 자기확신에 따른 타 종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증이 논란을 일으킨 종교정당은 자기들끼리의 해코지로 인해 국회 첫 입성이 좌절됐다. 언론은 불편부당·사회정의에 배치되는 논조로 사회를 양분시켰고 보수정권이 레임덕으로 기우는 상황이 되자 보혁을 막론하고 하이에나처럼 물어뜯기 경쟁을 벌인다.
 
정치사회에 이해와 관용을 뿌리내리는 역할을 해야하는 종교, 불편부당의 비판정신으로 사회정의를 실현시켜야할 언론 모두가 정치판의 이익집단화에 휩쓸려 가는 삼각 정립(鼎立)이 우리 현주소이다. 어느 한쪽 다리만 상해도 삐끗댈 판국인데 세 다리가 제각각 비뚤어가니 바람직한 사회가 정착될 수 없다.
 
* 보혁언론의 진영편 논리에 벗어난 자유롭게 비판하고 평가하는 중도정론지 절실
 
13일 총선 날 조간종합지들은 일제히 1면 톱과 머리 사설을 투표와 관련한 지면으로 장식했다. ‘국민 모두가 한표를 행사해 정치를 심판하자’는 천편일율적 내용이었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건전한 시민의식이 없는 국민으로 몰아세우는데 뜻을 같이한 듯 했다. 그것이 언론이 내세우는 정론, 정의의 실현이며, 그것을 벗어나면 언론의 길이 아니라는 전체주의적 신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실상 언론의 주요한 사명인 불편부당(不偏不黨), 균형·화합·조화의 사회정신은 배제하고 아전인수식 사회정의와 올바른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사회적 통념인 ‘신성한 투표행사’에만 전체주의적인 사회의식으로 매몰된 천편일률의 주장에 그치지 않았다. 실상 그 논조와 내용을 들여다 보면 불편부당, 균형을 추구하기 보다는 특정진영의 편에 서서 진영의 분열과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타 진영에서 보면 화합과 조화, 균형을 그르치는 논조인데도 불구하고 자기확신과 신념에 차 있는 편향된 이념일 따름이다. 투표 참여 강조하는 관련 기사에서 대부분 언론이 불편부당의 자세를 취한 듯 하지만 우선 여.야당의 편에 선 투표를 부추기며  심판을 해야 한다는 데로 기울고 있었다.
 
‘최선 없으면 차선을 선택하자’고 외치는데 최선과 차선이 언론의 기치에 따라 달라진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자’는데 그럴 바엔 왜 투표하는가에 대한 논리와 설득력이 없다. 최선과 차선, 최악과 차악이 언론마다 다른데 그저 ‘투표해야 민주시민’이란 전체주의 사고방식에 전체주의를 견제해야 할 언론이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국민, 특히 차악을 선택하느니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현실에서 이들의 입장을 전달하며 정치판을 호되게 심판하는 언론이 있었다면 독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건전한 시민의식을 퍼뜨려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50%에 이르는 국민의 발언을 통해 한국의 정치, 사회, 국민의식을 짚고 넘어가는 것도 언론의 사명이란 많은 독자의 바람이 있다.
 
그리고 보혁진영 논리에서 다소 자유롭고 균형감각과 조화를 중요시하는 중도언론으로서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더욱 효율적이다. 그리고 차별화된 중도정론지로서의 파워도 생겨날 것이다.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비판과 평가를 넘나들 수 있는 중도정론지의 차별화는 더욱 필요하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혁언론의 논조를 톤 다운시키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은 중간적인 밋밋한 지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진영편, 혹은 정치판의 시각으로 해설하고 보도하는 기존 언론의 자세를 뛰어 넘어 큰 시각에서의 기사와 취재원 접근에 대한 발상전환의 중도정론지가 요구된다.
 
* 화이부동 정신 못살리는 종교, 타종교·집단에 대한 관용과 이해 필요
 
보편적인 사회정의를 위해서 보혁언론의 진영편 논리에 벗어난 자유롭게 비판하고 평가하는 중도정론지가 절실하듯이 정치의 윤리적·규범적 가치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이해와 사랑· 포용 추구의 종교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종교의 기본적 덕목이다. 그러나 종교조차 언론과 마찬가지로 정치판의 행태를 닮아가 사람들에게 위화감, 배반감마저 느끼게 하는 현실이다.
 
이번 총선과정에서도 종교간, 혹은 같은 종교끼리 세력확대를 위한 정치적 다툼이 벌어졌다. 종교의 정신은 오간데 없고 정치, 언론처럼 진영 혹은 사리사욕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종교가 선거운동에 흽쓸려 갔다. 불교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종교편향 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여 반타작을 했다. 안상수·이혜훈·박성중 의원은 당선됐으며 황우여,주대준, 이윤석 후보는 낙선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기독교 단체는 이에 반발해 성명서를 냈다.
 
진보 개신교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선거 코앞인데 공영방송이 저녁종합뉴스에 일기예보와 북한 소식은 하루 10여건씩 편성한 반면 총선 관련 소식은 한 두 개에 그쳤다“며 진보언론과 야당의 목소리에 합세했다.
 
이번 총선에서 종교정당은 4개가 등장했는데 같은 개신교 정당인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은 상호 비방하며 고발사태까지 빚어졌다. 기독당은 선거 직전인 4월 7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 등 대형 교회 목사 50여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5개 단체가 기독자유당의 비례대표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목회자들을 상대로 SNS 선거운동을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만약 이들이 힘을 합했으면 정당투표율 3%를 넘어서 국회입성이 가능했을 뻔 했는데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방송출구조사에서 비례대표가 2명까지 배출될 수 있다는 소식에 밤샘 통성기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독자유당은 △동성애 차별 금지법 반대 △간통죄 부활 △이슬람 특혜 철회 △할랄 단지 조성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 공약이 ‘혐오 조장’ 이란 논란에 휩싸였다. 이영훈 대표회장과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가 출연한 홍보영상이 KBS1 TV에서 방송되고 배우 서정희의 홍보영상이 공개되자 사회적 논란은 증폭됐다. 필자의 블로그에 이들의 동정을 올려 놓자 수백건의 댓글공방이 펼쳐졌다. 타 종교의 비판은 물론 같은 종교내에서의 극단적인 욕설까지 등장해 사회갈등의 모습을 실감케 했다. 그 내용을 캡쳐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종교인들의 감정적 공방이 섬뜩했다.
 
‘동성애 반대’를 명분으로 특정 후보 낙선ㆍ지지 운동에 나서는 종교 단체가 있는가 하면, 아예 종교 활동 중 총선 관련 정치구호가 등장하는 곳도 있었다.
 
김규호 목사가 이끄는 선민네트워크 등 37개 종교ㆍ시민단체는 4월 4일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 개정에 찬성하는 후보자들을 지지하겠다”며 총선의 낙선ㆍ지지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와 정반대로 “차별 없는 사회,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등을 지향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언론과 같이 교회내 진영간 다툼이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더민주 총선 필패’ 란 노골적 피켓이 등장시킨 법회를 열었다. 현대차가 매입한 옛 한전부지에 대해 “박정희 정권 당시 헐값에 강제매각 당했다”며 소송계획을 밝힌 뒤 현대차와 부지 개발을 허가한 서울시를 압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성명을 통해 “종단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관련 책임은 정부에 있는데 총선을 코앞에 앞두고 논리적 근거도 없이 일개 정당에 대해 총선 필패를 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불교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도 한전부지환수위원회의 그 구호 등을 지적하며 정교분리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이례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가 하면 자승 스님이 종교를 가리지 아니하고 나경원, 박영선, 권영세 등 유력 정치인과 사진을 찍는 등 선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종교인의 정치 개입행위를 자제하고 근절돼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20대 총선에서 253개 선거구 후보자 944명 중 383명이 전과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종교인 후보 역시 대다수 전과기록을 갖고 있는 것도 닮은 꼴이었다.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강연에서 “현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해와 관용의 다리’를 놓는 것”이라며 “따라서 종교는 부분적으로 외교 정책의 열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는 영감과 치유의 원천이고,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줘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종교적 이해와 관용의 정신이 국제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종교적 이해와 관용의 정신은 국제정치 뿐 아니라 국내정치와 사회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언론의 불편부당이 사회정의를 이룬다’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정치와 닮아가며 기본정신에서 벗어나는 종교와 언론의 현실은 더욱 우리의 정치·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보혁언론의 진영편 논리에 벗어난 자유롭게 비판하고 평가하는 중도정론지, 타종교·집단에 대한 관용과 이해를 회복하는 종교의 등장을 고대하는 이유이다. (발행.편집인) 
 
* 이 글은 이미 기고한 ‘4.13총선 과정서 정치와 얽혀져 정도 벗어난 언론과 종교의 닮은 모습'
(上)(下) 편을 필자가 요약해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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