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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첫 방문 교황,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서 전쟁 강력 비난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11/04 [20:33]
3박 4일 일정 휠체어로 이동... 5일 '아라비아의 성모 대성당'서 초교파적 기도

바레인 첫 방문 교황,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서 전쟁 강력 비난

3박 4일 일정 휠체어로 이동... 5일 '아라비아의 성모 대성당'서 초교파적 기도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11/04 [20:33]

▲ 연합뉴스

 

34일 일정 휠체어로 이동... 5'아라비아의 성모 대성당'서 초교파적 기도

 

가톨릭과 이슬람 세계 간의 대화란 기대를 모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슬림 국가' 바레인 첫 방문 이틀째인 4(현지시간) 교황은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연설을 통해 인류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전쟁 등 지구촌의 분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세계인 대부분이 식량, 환경, 감염병 위기, 불평등 등의 어려움에 맞서고자 힘을 모으는 상황에서, 몇몇 통치자가 정파적 이익을 목표로 결연한 싸움에 빠진 것은 충격적인 역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주위 환경을 개발하는 대신 슬픔과 죽음을 부르는 미사일, 폭탄 등 무기로 불장난을 하며 인류 공통의 집을 잿더미와 증오로 뒤덮는 극적이고 유치한 시나리오도 목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교황은 이어 "우리는 인류가 전에 없이 분열된 시대에 살고 있다. 또 점점 무너져 내리기 쉬운 벼랑 언저리로 내몰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목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전 세계 종교계가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데 종교가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이 주관한 포럼은 '인류 공존을 위한 동서양'을 주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 알아즈하르의 대() 이맘이며 수니파 이슬람의 최고 권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아부다비에 본부가 있는 무슬림장로회의 관계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00명이 넘는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교황 연설에 앞서 알-할리파 국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데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면서 "모든 인류의 선을 위해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타예브 대이맘도 "시장 경제와 자원 독점, 탐욕 그리고 제삼 세계에 대한 무기 판매가 전쟁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바레인 무슬림 장로 회의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며, 5일에는 바레인 아왈리에 세워진 '아라비아의 성모 대성당'에서 초교파적 기도를 이끌 계획이다.

 

한편 교황은 방문 첫날 오후 바레인에 도착해 하마드 빈 이사 알 할리파 바레인 국왕이 주최하는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무릎이 불편한 교황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사키르 왕궁 입구에 도착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하마드 국왕은 바레인은 모든 종교인이 자신들의 예식을 치르고 예배당을 세우는 자유를 보호한다몇 년 전 국가가 발표한 선언에 따라 종교적 차별을 거부하고 폭력과 선동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관용이 승리하는 우리의 공통된 목표를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인구가 170만 명인 바레인은 전체의 70%가 이슬람교도다. 사우디아라비와와 달리 가톨릭 신도 16만 명의 종교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가톨릭 교인은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걸프 지역 최초의 가톨릭 성당인 아라비아 성모 대성당이 1939년 바레인에 세워졌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바레인 헌법을 언급하며 “(헌법에 언급된) 이러한 약속은 계속 지켜져야 종교적 자유가 완전해지고 평등한 존엄과 평등한 기회가 각 집단에서 구체적으로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형제에 반대한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교황은 나는 생명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이 권리가 항상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생명을 빼앗겨서는 안 되니 이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레인은 한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았다가 2017년부터 재개했다.

 

교황은 최근 노동 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하며 어떤 곳에서든 노동은 안전해야 하고 인간적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20일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에 있는 이웃 국가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 환경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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