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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천주교계의 암투‧소모전 보여주는 주어사지와 천진암

장정태 논설위뤈 글.사진 | 기사입력 2024/04/23 [10:17]
자신들한테는 ‘성지순례’, 타종교인들은 ‘때로 몰려다니는 사람’

불교계와 천주교계의 암투‧소모전 보여주는 주어사지와 천진암

자신들한테는 ‘성지순례’, 타종교인들은 ‘때로 몰려다니는 사람’

장정태 논설위뤈 글.사진 | 입력 : 2024/04/23 [10:17]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


불교계와 천주교계의 암투와 소모전 보여주는 주어사지와 천진암터에 다녀왔다
.

 

주어시지는 여주시 앵자봉 서쪽에 위치한 작고 험한 산길에 있다. 주어사와 함께 유명한 절은 천진암터다. 모두 사찰이였지만 천주교회가 가장 탐내는 절터다.

 

천진암 터는 오래전 천주교 소유의 땅 이되었다. 이제 마지막 주어사 터를 차지하려는 천주교와 이를 지키려는 불교계가 신경전을 벌이는 땅이다. 주어사, 천진암은 오랫동안 폐사지로 남겨놓은 불교 사찰이다.

 

그런 곳에 먼저 천주교가 관심을 가젔다. 그리고 불교계가 늦었지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천주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선배 신앙인 정약전, 김원성, 권상학, 이총억, 이벽 등이 모여 "한역서학서의 강학"이 이루어진 상징성이 있는 장소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의 모임은 조선에 천주교 신앙공동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자 한국 천주교회 설립을 위한 선행적 바탕이 됐다"고 주장한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장소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이곳은 지금 절터마저 남아있지 않으나 한국천주교회 사적지 중 하나 이므로 앞으로 수도원 같은 것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사전에서 조차 향후 천주교의 활용 방안을 기정사실화 하고있다.

 

불교계가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어사는 초기 천주교도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이씨 조선정부로 부터 다수의 스님들이 살해와 폐사된 가슴 아픈 사찰이다. 그리고 이곳에 있던 <해운당 의정비>1973년 무단으로 방출, 절두산으로 이전했고 반환을 거부하는 행동이다.

 


그곳을 차지하겠다는 천주교 측의 조직적 행동은 주어사지를 찾아간 날도 보여주었다.

 

한 무리의 신자들이 차에서 내리면서 "불교계는 사람을 모집해서 저렇게 몰려온다."며 불교 승려와 신도들을 향해 안내자(가이드)가 지적했다.

 

자신들의 몰려다님은 성지순례가 된다. 그러나 타종교인들은 때로 몰려다니는 사람들이다. 그것도 자발적 동참이 아니라 주최 측에 의해 모집된 비 자발적 참여자다.

 

이곳은 누구도 양보하기 어려운 소중한 곳이다. 지금처럼 서로의 소중함을 주장한다면 해결되지 않는다.

 

천주교는 자신들 탓으로 폐사와 스님 피살이라는 아픔의 불교계를 위로와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 

 


천주교는 방치된 상태로 시간벌기에 들어간듯 하다. 주변은 찾아갈 때마다 방치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완전히 사라질 때 그 위에 자신들의 계획처럼 수도원이 건립되면 된다. 그 시간을 벌면서 주변 땅 상당 부분을 매입하고 있다.

 

불교계와 천주교 공동개발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잘 표현했으면 한다.

 

주어사에 성모와 절 방 한곳에 앉아 강학하던 천주교 신도들 모습 속에 부처와 스님의 모습이 낯설지만 않을 것이다선배 종교인들의 모습 속에서 그 해결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제안이다. 소모적 논쟁은 말 그대로 소모전이다.

▲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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