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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시 특파원 칼럼-일본 원폭 투하에서 보는 인간의 위선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0/08/13 [16:45]

이시바시 특파원 칼럼-일본 원폭 투하에서 보는 인간의 위선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0/08/13 [16:45]
 이시바시 특파원의 일본통신
65년전 일본 원폭 투하에서 보는 인간의 위선




65년 전인 1945년 8월6일, 원자폭탄이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되었다. 이어 8월9일 나가사키(長崎)에도 투하되어 두 도시 모두 황폐화되었고 20만 명 이상이 숨졌다.

올해 8월6일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간(菅) 일본수상과 피폭 희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위령제 및 평화기념식이 열렸다. 이번에는 반기문 UN사무총장, 루스 주일 미국대사,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하고 있는 각국 정부대표가 기념식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일본이 가해자가 아닌 전쟁 피해자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면이다.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원폭을 투하했는데, 트루먼 대통령은 이로 인하여 일본과의 전쟁을 빨리 종결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로 100만 명의 젊은 미국 병사들의 목숨을 보존시켰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미국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60%가 원폭 투하를 지지하고 있다. 원폭 투하가 옳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하나만 투하하면 충분했지 두개를 투하할 필요가 있었는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은 종류가 다른 것이었다. 전쟁에 종지부를 붙이는 목적보다도 과학실험의 대상으로 일본을 택하고 두 종류의 폭탄을 투입한 것이다.

이 원폭 투하는 종교전쟁의 성격도 강하다. 미국은 영국에서 신교(信敎)의 자유를 얻지 못한 퓨리탄(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얻기 위해 건너가 건설한 백인들의 국가다. 그래서 자기가 믿는 유일신 하나님을 모시기 위해 자기들의 신념에 맞지 않은 무리를 공격하는 원리주의자들의 나라가 되었다. 원리주의자는 자기가 믿으며 지지하는 것만 옳다고 생각하고 자기들과 의견이 안 맞으면 상대방을 적으로 여기며, 배척하려고 한다.

미국이 이런 원리주의의 영향에 의해 백인이면서 기독교 신자, 특히 개신교 신자가 아니면, 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천주교 신자인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했고, 개신교 신자인데도 흑인인 탓에 킹 목사도 암살당한 것은 그 영향을 많이 받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일본이 백인 국가가 아니고 기독교 국가도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원폭투하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기독교국가와 비기독교국와의 종교전쟁 꼴이 된 셈이다.

퓨리탄들이 미국으로 와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려고 한 것이 결국에는 자기 신념에 맞지 않은 세력을 배척하게 되고 자기들만 옳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이 깊이 종교에 심취하게 되면, 다른 종교를 적대시하며, 자기 자신은 그 종교 테두리에서 벗어나올 수가 없게 되기 마련이다. 종교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주의, 교리, 주장 등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서로 화목할 수 없고 싸우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자기들의 행동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굳이 믿으면서, 20만 명이나 죽이는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인가?

원폭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우리도 자기만이 옳다고 과신하는 위선에 빠져 있지 않는가”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히로시마 원폭의 폭심지인 ‘원폭돔’






나가사키 원폭의 폭심지에서 500미터 떨어진 천주교 성당인 우라카미 텐슈도오(浦上"V主"ー)의 당시 모습






하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한 B29폭격기 ‘Enola Gay’(에노라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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