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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항력’이 ‘탐욕의 영향력’에 밀리는 세상이지만...

신민형 | 기사입력 2023/06/28 [12:47]
신문 세상 핫이슈 vs 평범한 중노년의 톱뉴스

‘선한 영항력’이 ‘탐욕의 영향력’에 밀리는 세상이지만...

신문 세상 핫이슈 vs 평범한 중노년의 톱뉴스

신민형 | 입력 : 2023/06/28 [12:47]

박영수 전 특검과 의사들의 탐욕’ vs ‘고대 익명 기부자와 예수.부처같은 의사 주석중

 

13천여년의 인류 역사를 풀어헤진 총균쇠의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분석을 읽다보면 인류역사는 탐욕의 영향력선한 영향력을 압도하며 이루어진 듯하다.

 

각자 생존의 원시시대에서 집단적인 식량 생산이 이루어지며 이를 관리할 정치적, 종교적 조직이 생겨난다. 애초 모든 인간에 좋은 선한 영향력을 위해 만들어졌을 조직은 그러나 선한 영향력보다는 영향력을 갖자마자 탐욕으로 흐른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간은 일을 않고도 편안한 삶을 누리며 큰 부를 가질 수 있었던 반면 식량생산을 담담하는 인간들은 여전히 원시시대의 노동에 매달렸다. 유산자와 무산자의 구별은 고착화, 심화됐다.

 

쥐꼬리 만큼이라도 배분을 하는 정치,종교지도자는 선정을 베푼다고 숭앙을 받았지만 그를 소홀히 하면 폭군으로 몰렸다. 결국 양자 모두 평등을 빼앗아간 도둑 정치와 종교인 것은 분명했지만 인류역사와 문명은 그렇게 선정과 폭군의 미세한 차이를 교차하며 발전해온 것은 아닌지...

 

 

▲ 탐욕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박영수 전 특검의 비리와 의사들의 의대정원 반대

 

최근 언론에 나타나는 상반된 영향력을 보며 다시 한번 느끼는 현상이다.

 

포청천처럼 시원스레 '적폐 청산을 하던 박영수 전 특검이 뒤로는 대장동 구린 돈을 탐닉한 것은 권력형 법조비리의 탐욕스런 영향력을 과시한 것이다. 권력을 가진 법조계가 그들의 이권을 챙기며 도둑정치판을 만든 것이다.그를 극찬하던 언론이 태도를 돌변하여 일제히 그의 처단을 요구하며 나선 것도 기득권 언론 카르텔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46750?sid=110

 

근래 이슈로 재등장한 의대 정원 확대논란에서도 의사들의 탐욕스런 영향력 행사를 느끼게 된다. 의사 수가 부족해 참극이 잇따르는 가운데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되는 한편에서 의사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의사협회의 강한 저항이 나타난다. 국회 등 정계에 포진한 그들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인구 감소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의사 수 가 과잉될 거라는 그들의 주장이 먹혀들어가는 것은 그 세력의 발언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08493&code=11171111&cp=nv

 

▲ 선한 영향력의 희망을 보여주는 의사 주석중과 고대 익명 기부

 

반면 환자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고수한 의사의 미담은 의사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16일 교통사고로 별세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이야기이다.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책상 밑에 버려두었다는 이야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진료실 벽에는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하지만 실제 치유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는 기도문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보기 드물게 그의 행적을 사설에 올리며 내 눈엔 그가 예수이자 부처, 진짜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분이란 표현도 해놓았다. 신문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1376

 

또한 박영수 전 특검의 탐욕과는 대조적인 익명 독지가의 630억 고려대 기부가 눈에 띄었다. 이 독지가는 2025년 개교 12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의 미래 비전에 공감해 '통 큰 기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기부는 선한 영향력 덕분인지 성균관대와 경기대 100억 원 기부, 익명의 스님의 동국대 장학기금 3억 원 쾌척 등이 잇따랐다. 일부 신문은 이 또한 이례적으로 사설 주제로 삼아 선한 영향력의 흉내를 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46759?sid=110

 

언론에 탐욕의 영향력이 넘쳐난다. ‘오염수와 사드 괴담등을 놓고 벌이는 정쟁 등도 각 진영의 탐욕으로 보일 뿐 바람직한 영향을 주려는 정쟁과는 거리가 멀다. 선한 영향력은 조그만 미담거리에 그친다. 세상도 그렇다. 

 

그렇다고 인류 역사가 완전히 탐욕의 영향력에서 이루어졌다고 여기긴 싫다. 넘쳐나는 탐욕 가운데서도 선한 영향력을 언뜻 보여주는 인간 사회이기에 희망이 있고 살만한 가치를 느끼게 된다. 선한 영향력이 탐욕의 영향력을 넘어설 먼 미래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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