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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선종에 추모 물결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3/10/01 [15:55]
39년간 한센인 돌보는 데 일생 바쳐...고흥에 추모 현수막, 추모 미사

'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선종에 추모 물결

39년간 한센인 돌보는 데 일생 바쳐...고흥에 추모 현수막, 추모 미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3/10/01 [15:55]

▲ 소록도에서 40여년 간 봉사했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88) 간호사가 지난 29일 오후 3시 15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촬영한 마가렛의 모습. 사진은 2017년 9월 김연준 신부가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마가렛의 모습. 김연준 신부 제공·연합뉴스

 

39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다 고국에서 세상을 떠난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일생을 바쳐 헌신한 곳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고, 각계 각층의 인사들은 마가렛 간호사를 기리며 추모의 메시지를 바쳤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가장 낮은 데로 임하여 오직 봉사하는 삶을 사셨던 고인의 고귀했던 헌신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고추모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애도문을 내고 "마거릿 님은 40여년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셨고 한센인 한분 한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며, 진심으로 사랑과 나눔을 베풀어 주셨다"고 추도했다.

 

마가렛 간호사와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를 기리기 위해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마련된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에는 1일 마가렛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추석 명절 연휴에 고흥군을 찾은 방문객들은 연수원에 들러 마가렛 간호사의 고귀한 삶을 기렸다. 2019년 건립된 나눔연수원에는 마리안느·마가렛 전시관이 있으며 강의실·생활관·식당 등이 들어섰다.

 

▲ ‘소록도 천사’라 불리는 간호사 마가렛(왼쪽)와 마리안느(오른쪽)가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법무부 제공.

 

마가렛 간호사를 기리는 미사도 열렸다. 소록도에 있는 소록도성당에서는 이날 한센인 60명이 모여 추모 미사를 개최했다. 소록도 한센인들은 이달 한 달 동안 매일 성당에서 추모 기도를 올린다. 마가렛 간호사를 한국에 데려온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4일 광주 임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열 예정이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마가렛 간호사는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던 소록도에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들을 돌봤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200511"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이후 단기 치매 등으로 요양원에서 지냈다. 다만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8세인 마가렛 간호사는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한 병원에서 골절 수술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우리 정부는 한센인들의 간호와 복지 향상에 헌신한 공을 기려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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