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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불교운동(나바야나)의 핵심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3/04 [08:38]
정치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 소통하는 새로운 수레

인도 신불교운동(나바야나)의 핵심

정치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 소통하는 새로운 수레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3/04 [08:38]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62)

 

인도불교는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복고 불교가 아니고 새로운 관점에서의 불교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신불교(新佛敎) 운동의 동기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하위 지정 카스트에서 벗어나서 정신적 자유의 몸이 되고 싶은 것이다. 

 

▲ 인도불교는 출가와 재가가 함께 신불교운동을 이끌고 있다.  © CRS NEWS

 

인도 공화국 헌법에서 최하층 피압박 국민들에 대한 차별은 철폐된지 이미 오래이다. 헌법상으로는 평등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라는 굴레에 속박되어 있다. 이런 속박으로부터 탈피하는데 불교는 이념적 종교적 탈출구가 되고 있다. B.R. 암베드까르 박사에 의하여 주도된 불교개종선언과 신불교운동은 기존의 불교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인도 땅에 불교를 다시 부흥한다는 것은 맞지만, 새로 채택한 불교는 정치 문제나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참여불교적인 성격의 신불교운동인 것이다.

 

▲ 나가푸르 샨티와나에 있는 암베드까르 박사 기념관.  © CRS NEWS

 

이 운동은 1956B.R. 암베드까르 박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 때 약 60만 명의 달리트(불가촉천민)가 그와 합류하여 나바야나(新乘, 새 수레) 불교로 개종했다. 그것은 힌두교를 거부하고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도전했으며 달리트 공동체의 권리를 장려했다. 이 운동은 또한 불교의 대승(마하야나), 상좌부(테라와다), 금강승(바즈라야나) 전통의 가르침을 그대로 수용한다기 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가서 현실 참여적인 불교의 성격이 강했다. 말하자면 암베드까르 박사가 주창하는 사회참여 불교의 한 형태라고 주장할 수 있다.

 

▲ 암베드까르 박사 만년에 머물렀던 나가푸르 샨티와나(평화사)에 태국 불교 양식의 불 사리탑이 건립되고 있다.  © CRS NEWS

 

불교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어 아소카 대왕이 불교를 받아들인 이후 급성장했다. 기원후 2세기에 이르러 불교는 인도 아 대륙에 널리 퍼졌고 인도를 넘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으로 확장되었다. 중세 시대에 불교는 인도에서 서서히 쇠퇴했고, 이슬람교가 국교가 되면서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사라졌었다. 반면에 인도 밖에서는 불교가 확장되어서 존속하여 불교가 다시 인도로 돌아오는 극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불교에서는 법륜상전(法輪常轉)이라는 말이 있다. 법륜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은 항상 구르고 있다는 의미이다. ‘쉼 없이 구른다는 단순한 뜻이지만, 불교에서의 주관적인 의미 부여를 한다면 불법은 영원하다란 말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불교란 종교가 시공간에서의 부침은 있을 수 있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느 시대 어디에선가는 생생하게 도도히 전파되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 샨티와나(평화사)에 있는 암베드까르 박사의 기념관 앞에서 인도 불자들과 기념촬영하고 필자 보검스님.   © CRS NEWS

 

인도불교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불교는 12세기에 이르러서 이슬람 침략자들의 약탈로 인해 인도에서는 거의 멸종됐다고 했다. 이 무렵 인도의 불교 승려들이 이슬람 박해를 피해 티베트로 피난했다고 밝혔고, 인도 서부의 승려들이 이슬람 박해에 저항할 수 있었던 남부 인도의 힌두 왕국으로 이주하여 박해를 피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후 이슬람 정권이 인도 아대륙을 지배하면서 불교는 아주 자취를 감추고 만 것이다. 몇 세기가 지나고 불교가 다시 인도 땅에서 부활하게 된 것은 브리티시 인도 시대였다.

 

▲ 불자 장관이 불교 법회에 참석하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환호하고 있다.  © CRS NEWS

 

무굴제국 시대가 지나고 브리티시 인도 시대에 인도 아 대륙의 불교유적지인 불교성지를 복원하는 운동을 주도한 것은 스리랑카였다. 인도에서 불교를 부활시키려는 노력은 마하보디협회(Maha Bodhi Society)를 창설한 스리랑카 불교 지도자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Anagarika Dharmapala)의 노력에 의해서이다. 사실은 인도의 잠재적 불자들은 달리트라고 하는 불가촉천민들이었지만, 마하보디협회가 주목한 것은 일부 상위 카스트 힌두교인들을 불교로 끌어들였다. 대중불교 운동으로 확산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인도가 독립하면서 암베드까르 박사는 자신이 달리트이기도 하지만, 최하층의 불가촉천민인 달리트에 주목하여 이들의 인권과 권익을 위한 개종선언과 카스트 철폐 신불교운동에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의 신불교운동은 정치 사회문제에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는 현실참여적인 성격의 불교운동이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 스님이 5만여 관중에게 설법하기 전, 불단에 경배하고 있다.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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