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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도불교의 역동성과 구심점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3/25 [09:52]
세계불교가 다시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와 근거

현대인도불교의 역동성과 구심점

세계불교가 다시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와 근거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3/25 [09:52]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65)

 

인도 불교가 다시 뜨고 있다. 인도 불교는 역사 속에서나 존재했었다는 인식에 급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의 많은 불교도들이 인도를 찾는 목적이 대부분 불교 성지 참배에 있다. 나라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지금은 동남아시아 불교도들이 인도 불교 성지를 많이 참배하고 있다. 일본불교도들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인도 불교 성지 순례를 했는데, 일반 신도들보다는 스님들이 많이 했다. 1990년대와 2천년대에는 한국 불자들이 많이 찾았다. 지금은 베트남과 태국 불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각 나라의 경제발전과도 관련이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는 같은 인도권이다 보니 경제 사정과는 관계없이 불교 성지 순례를 하고 있다. 

 

▲ 인도 석가 족 집성촌이 있는 산캬사에서 인도 스님들과 재가 불자들이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임담 대종사와 필자를 환영하고 있다.  © CRS NEWS

 

스리랑카는 고대시대에도 인도 아대륙의 곳곳에 스리랑카 사원을 건립해서 스리랑카 출신 비구들이 머물게 했다. 사실 인도 불교가 오랫동안 잠을 자고 있다가 다시 부흥하게 되는 계기도 스리랑카 불교에서 담당했다. 전회에서도 언급했지만, 근대인도 불교가 다시 부흥하게 된 것은 스리랑카 불교 지도자들의 인도 불교 성지 순례와 유적 보호가 그 시초가 됐다. 브리티시 인도 제국 시대에 이 복원 운동이 시작됐다. 인도가 독립하면서 인도 정부는 불교유적지뿐 아니라 모든 역사 유적지를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인도 아대륙에 불교가 사라진 것이 12세기 말인데, 티베트 전통의 라다크 불교는 이슬람 정권의 강압에도 티베트와 함께 그 명맥을 유지했다. 

 

▲ 라다크의 수도 레에 있는 디스켓 사원전경.  © CRS NEWS

 

또 한 아대륙의 일부 지역에도 불교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무갈제국 시대에 이르러 거의 소멸하고 말았다. 브리티시 인도 시대부터 인도의 근대불교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암베드까르 박사가 이끄는 불교에로의 개종선언과 신불교 운동이 촉매제가 되었다. 지금은 독립국이 되었지만, 네팔과 부탄도 티베트 불교 전통이 존재하고 있었고 인도 불교 부흥에 어느 정도 힘이 됐다.

 

▲ 시킴 주의 강톡에 있는 불교사원과 라마승들.  © CRS NEWS

 

한동안 인도 땅에서 불교가 사라졌었지만, 인도가 독립하면서 라다크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 등지의 티베트 전통 불교가 활성화되었다. 1959년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오게 되고 다람살라에 망명처를 정하고 주석함으로써 인도 불교 부흥에 기운을 불어 넣었다. 인도 불자들은 상좌부 불교를 재건했는데, 암베드까르 박사는 기존의 상좌부 마하야나(대승) 티베트불교 전통인 바즈라야나(금강승)를 초월한 신불교(나바야나)운동을 주창했다. 그렇지만 나바야나 승단은 상좌부 전통승단을 따르고 있다.

 

▲ 암베드까르 박사의 신불교를 추종하는 인도불교도들의 법회 장면.  © CRS NEWS

 

이제 순수한 인도 국적의 인도인들에 의한 불교가 부흥하고 있다. 수 천 명의 비구들이 승가를 형성하고 사원들이 인도 아대륙 곳곳에 건립되고 있다. 인도 땅 어디를 가든지 인도 출신 비구와 사원을 만나게 된다. 불교성지에 가면 여러 나라 국적의 사찰들이 이미 건립되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인도 불자들의 자생력에 의하여 승단을 후원하고 사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불교학 연구도 여러 대학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인도 출신 불교학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인도불교가 다시 부흥하고 왕성해지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 인도 아대륙의 어디를 가도 인도 출신 비구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날이 갈수록 불교사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인도 땅을 밟은 것이 46년 전인데 그때와는 불교 환경이 완전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불교 성지에서나 불교사원을 볼 수 있었고, 그나마 티베트 전통의 승려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인도 출신 비구들이 티베트 승려들의 수를 압도하고 있으며, 곳곳에 불교사원이 건립되고 있다. 

 

▲ 우타르프라데시 주 러크나우 소재 국제불교연구소 하르고빈드 쿠샤와하 회장(주 정부 장관급)이 팔공총림 방장 임담 대종사를 영접하고 있다.  © CRS NEWS

 

인도는 매우 큰 나라이다. 인도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는 힌두교는 물론이지만 불교에 대해서도 상당한 정책적 배려를 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는 불교사원 건립과 포교활동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 불자들은 출가 승려들이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고 수행하고 포교할 수 있도록 외호(外護)와 후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활동이 주춤하고 있다. 신도들도 절을 잘 찾지 않고 있다는 일선 스님들의 전언이다. 법회가 개최되어도 참석 신도 수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와 중생들의 근기와 여망에 부응하는 불교 제도가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종단에서도 시대에 맞는 제도개혁을 하려고 한다는데, 빨리해야지 이러다가는 불교 존립 그 자체마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불교 종주국 인도불교가 왕성하게 부흥하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 불교를 걱정하게 된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이 사르나트(녹야원) 기념품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다.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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