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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트리, 캐럴, 용어’ 등 퇴출 움직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2/26 [10:47]
종교색깔 지우기, 국내외의 ‘크리스마스 전쟁’

‘성탄트리, 캐럴, 용어’ 등 퇴출 움직임

종교색깔 지우기, 국내외의 ‘크리스마스 전쟁’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2/26 [10:47]
 
기독교의 영향력이 갈수록 축소되는 현실 반영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성탄트리의 십자가를 놓고 불교계가 “성탄트리에 부착된 십자가
는 아기예수를 탄생하는 상징물이기 보다는 고통 받고 돌아가신 예수를 상징하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상징물이어서 종교적 위화함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종교색깔 지우기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지난 불탄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에 연등을 설치하는 문제로 부룍계와 기독교계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해묵은 논쟁이다.


청교도가 세운 기독교 국가인 미국도 올 크리스마스에 이러한 갈등을 겪었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으로 불리며 몸살을 앓은 것.


예수가 이 땅에 온 날을 뜻하는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와 캐럴 같은 기독교 상징물을 성탄절에 사용해도 좋은지를 놓고 기독교계와 반대진영이 힘겨루기를 벌였다.


미국은 청교도가 세운 기독교 국가이지만, 무신론자 등은 정교분리를 명시한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며 성탄절에 예수의 흔적과 기독교 색채를 없애자는 주장을 펴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기독교세의 급격한 위축과 맞물려 이런 목소리가 득세하면서 성탄절에 각 기관과 장소에서 '예수'를 만나기 어려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 '크리스마스 트리'란 이름을 '홀리데이 트리'로 바꾸고 십자가 장식물을 배제시키는 등 종교색깔 지우기는 '크리스마스'가 예전의 지위를 잃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이를 반영하듯 '크리스마스'를 즐거운 연말이란 뜻의 '해피 홀리데이'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연말 인사라는 뜻의 '시즌 그리팅스'(Season's Greetings)로 바꾸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에는 국립병원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퇴출을 당해 기독교계의 공분을 샀다.


25일 AP통신과 뉴스맥스 등에 따르면 참전군인을 돌보는 조지아주 오거스타 소재 보훈병원이 대표적인 캐럴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과 '참 반가운 신도여' 등 종교적 색채가 있는 캐럴을 금지곡으로 규정했다.


"다른 종교를 믿는 환자가 있다"는 게 퇴출 사유였다. 이에 따라 성탄절을 맞아 입원 환자들 앞에서 캐럴을 부르려던 지역 학생들의 위문 공연이 차질을 빚었다고 오거스타크로니클이 보도했다.


캐럴이 '바이블 벨트'로 불리는 미국 동남부의 한복판에서 칼날을 맞았지만, 텍사스주에서는 진보진영의 반대를 뚫고 크리스마스의 상징물을 법으로 보호하는 법안이 제정돼 기독교계에 위안거리가 됐다.
이번 사건은 주내 일부 공립학교가 무신론자들의 요구에 따라 '크리스마스 트리'란 이름을 '홀리데이 트리'로 바꾼 것에서 비롯됐다.


기독교계는 이에 발끈했고, 공화당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십자가 같은 종교 상징물을 공립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메리 크리스마스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 '표현의 자유'가 '종교의 자유'에 승리하는 사례가 간혹 나오고 있지만 기독교의 영향력이 갈수록 축소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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