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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笑一少 ,一步一强, 物空心充(慾無心滿)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6/02/29 [11:51]
하늘소풍길 단상

一笑一少 ,一步一强, 物空心充(慾無心滿)

하늘소풍길 단상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6/02/29 [11:51]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잔뜩 얽힌 매듭처럼 풀리지 않을 듯한 일과 생각으로 心身이 고달팠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 주일 산책에 나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내 나름의 造語를 적어 놓았다. 萬事 그저 웃어 넘기는 순간 마음도 따라 즐거워지며, 한걸음 내걸을 때마다 몸의 활력이 느껴지고, 괜한 物慾 목매지 않고 끊어 버리면 평화스런 상태가 된다는 뜻이었다. 경찰대 골프장에 내리 쬐는 햇볕에서 봄볕과 봄내음이 흠씬 느껴졌다.
 
 
때로 글로 표현하다보면 그 글 자체가 나름 점령하게 된다. 그러한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에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것 같다. 머리에서보다는 손끝에서 생각이 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를 장문의 글로 정리해보며 더욱 스스로를 충전해보려는 때에 미국에서 牧會하는 친구의 召天 소식이 전해졌고 이어 喪妻한 삼례의 교수 친구가 쓴 절절한 思婦曲을 읽어야 했다. 안타깝고 슬픈 마음에 휩싸여 밤잠을 들지 못했다. 그 암담함 심정 앞에서는 애써 만든 조어가 虛張聲勢일 뿐으로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몇일을 그런 상태로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만 해야했다. 모든 일과 생각의 매듭은 더욱 꼬이는 듯 했다.
 
또 다시 주일. 산책에 나섰다. 지난주 봄을 느꼈던 경찰대 골프장엔 눈발이 날렸다. 스마트폰 메모장을 폈다. ‘一笑一少 ,一步一强, 物空心充(慾無心滿)’- 일주일도 아픔과 슬픔을 잊기에 충분한 세월인가. 그 표현의 매력에 또 빠져들었다. 그 마음의 상태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을 게다.
 
物空心充(慾無心滿)-물욕과 마찬가지로 아픔과 슬픔, 어수선함을 비우는 것이 심신의 充滿이 아니겠는가. 침침한 골프장의 풍경이 햇살 가득한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숲속에서 좀 더 앉아서 함박눈을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함박눈을 피해 일찍 귀가한 것 역시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이래 저래 좋은 것이다. 마음 먹기 나름이다.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그런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친구의 죽음과 슬픔에 연연해 하는 것보다 나는 물론 그들에게도 좋게 느껴질 것이다.
 
이제 서울 친구 부친의 빈소에 가야겠다. 담담하게 조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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