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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종교 ‘천리교’ 고찰로 본 신종교 의미와 한국의 천리교 유입①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7/05/16 [06:24]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의 ‘신흥종교’, ‘유사종교’,‘사이비종교’로 불리는 신종교

일본 신종교 ‘천리교’ 고찰로 본 신종교 의미와 한국의 천리교 유입①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의 ‘신흥종교’, ‘유사종교’,‘사이비종교’로 불리는 신종교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17/05/16 [06:24]


신종교는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의 ‘신흥종교’, ‘유사종교’,‘사이비종교’로 불린다. 신종교라는 용어 대신에 종종 ‘민중종교’, ‘민족종교’ 또는 ‘주변종교’라는 용어들이 쓰이기도 한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신종교의 주체가 누구냐에 특히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셈이다.이에 비해 ‘민족종교’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일본은 신흥 종교의 천국이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법인 숫자는 430개다. 실제론 19만 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자 규모 1위는 ‘신도(神道)’다. 일종의 전통 종교로 8만 개 단체와 7000만 명이 등재됐다. 2위는 신흥 종교의 선두주자인 ‘행복의 과학’으로 1100만 명이다. 3위는 창가학회다. 830만 명의 신자가 있다. 종합하면 일본인 중 신앙인은 30% 전후로 보는 게 타당하다. 약 4000만 명이다. 이 중 절반이 신흥 종교 신자다. 나머지는 신도와 불교 신자다. 기독교는 극소수다.     

따라서 일본 신종교 고찰을 통해 신종교를 집퍼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다. 한국에 유입된 일본 대표적인 신흥종교 천리교 고찰을 통해 신종교의 의미를 짚어보고 천리교한국교단의 현황을 정리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의 ‘신흥종교’, ‘유사종교’,‘사이비종교’로 불리는 신종교
2. 일본 신종교의 흐름-막말유신기의 천리교와 금광교 이후를 연구대상
3. 일본 사회 가장 유력한 행동적인 종교 세력인 40개 신종교
4. 일본 신종교의 국내 유입경로와 천리교
5. 한국 천리교의 분파와 현황, 교리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의 ‘신흥종교’, ‘유사종교’,‘사이비종교’로 불리는 신종교    

‘신종교’는 영어의 ‘new religion’에 해당되는 용어로서 비난조의 가치판단이 제거된 그저 새로운 종교를 가리킨다. 물론 언론계를 위시하여 일부 학자들은 ‘신흥종교’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영어로 번역하면 ‘newly arisen religions’가 된다. 하지만 이 용어는 종종 기성종교보다 못하다는 의미맥락에서 사용되어 왔으므로 오늘날 학계에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일제시대에는 ‘유사종교’라는 용어가 쓰인 일도 있다. 이것은 영어에 ‘cult’ 또는 ‘quasi-religion’에 해당될지도 모른다. 일제시대에는 특히 ‘공인종교’라 하여 신도, 불교, 기독교만을 공식적 종교라고 인정했었다. 그러므로 이외의 새로운 종교들은 비슷한 종교 즉 유사종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영어에서도 ‘cult’는 완전한 종교라기보다는 종교적 제의임을 나타내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겠다. 더욱 심한 경우에는 ‘사이비종교’라는 용어를 쓰는 수도 있다. 이것은 영어에서는 ‘pseudo-religion’에 해당될 것이다. ‘사이비종교’란 특히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종교적 집단에 붙여져 온 용어인 셈인데, 결국 ‘종교에 비슷하지 않은 종교’라는 뜻이라고 하겠다. 

어찌되었던 ‘신흥종교’, ‘유사종교’, 및 ‘사이비종교’라는 용어들은 모두 기성종교적 관점에서 신종교를 비난조로 일컬어온 셈이어서 객관적 학문적 연구를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용어들로 생각된다. 즉 신종교에 대한 용어설정에 있어서 첫번 째 고려사항은 무엇보다도 비난조를 피한 종교로서의 객관성이라 하겠다.

신종교라는 용어사용에 있어서 두번째로 고려할 문제는 과연 신종교의 ‘신’(new)이라 함이 과연 얼마나 새롭다는 뜻인가라는 점일 것이다. 실로 신종교로 분류되는 종교집단의 경우들도 따져보면 벌써 수세기전에 시작된 것들이 있고, 또 비록 시작은 얼마 안되었어도 교리들을 분석해 보면 기성종교들의 전통적인 교리들이 절충되어 있는 수들도 많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진정 얼마 안된 신종교 특히 일본에서는 비교적 최근(197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된 영적기술을 도입한 신종교를 ‘신신종교’라 하여 이른바 (舊)신종교와 구별하기도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신종교라 했을 때의 “신”이라함은 절대적이기 보다는 상대적인 용어로서 표현상 그렇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즉 “신”이라함은 시간적으로도 비교적 새롭겠지만, 그것보다도 과연 얼마나 “혁신적”(innovative)인가라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다. 서구 학자들 가운데 신종교에 해당되는 것들을 “신종교운동”(new religious movements), “부흥운동”(revival movements), “재생운동”(revitalization), “개혁운동”(reform movement) 등으로 일컫고 있음은 아마도 신종교의 이러한 혁신적 성격을 강조해서일 지도 모른다.

한편 신종교라는 용어 대신에 종종 ‘민중종교’, ‘민족종교’ 또는 ‘주변종교’라는 용어들이 쓰이기도 한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신종교의 주체가 누구냐에 특히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셈이다.

▲ 일본은 신흥 종교의 천국으로 정부 집계 법인 숫자 430개, 실제론 19만 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자 규모 1위는 일종의 전통 종교 ‘신도(神道)’로 8만 개 단체와 7000만 명이 등재됐다. 2위는 신흥 종교의 선두주자인 ‘행복의 과학’으로 1100만 명이다. 3위는 창가학회다. 사진은 ‘행복의 과학’ 건물.    
  

민족종교라는 용어로 한국 신종교 지칭에는 무리    

우선 민중종교는 주로 일본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그 영향을 받은 일부 학자들이 쓰고 있는 용어인데, 영어에서는 ‘popular religion’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특히 사회의 기득권층이 중심이 되어 있는 공식적인 제도적 종교들에 비해 일반 민중들이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비공식적인 비제도적 종교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며,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롭게 등장한 가치관으로서 민중의 개혁적 의지에 대한 적극적 평가가 이 용어의 의미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해 ‘민족종교’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용어인데, 동학 이후 출현한 대부분의 한국 신종교들이 한민족의 뿌리를 중시하고 주체적인 이미지를 표방하려는 태도를 보이려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학계나 언론계 보다는 한국 신종교들 스스로에 의해 쓰여지는 용어이며 강한 민족주의적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민족종교라는 용어는 민족적 맥락에서 나온 신종교를 뜻하는 것이고, 결코 ‘세계종교’에 반대 짝(counterpart)이 되는 용어는 아니다. 가끔 일부 민족종교 중에서 세계종교를 표방하므로 민족종교에 포함되기를 꺼리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오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민족종교라는 용어로서 기성종교가 아닌 신종교들을 대개 포괄하려 하다 보면 때로 천리교나 과학교(scientology) 같은 일본이나 서양에서 유래한 신종교들은 같이 논하기가 어렵기 마련이다. 따라서 민족종교라는 용어는 한국에 있는 신종교 전체를 지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셈이다.

한편 ‘주변종교’라는 용어는 영어의 ‘fringe religion’이나 ‘marginal religion’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이것은 특히 신종교들이 사회의 상식적 차원에 있어서 주변에 있다는 점이 강조된 주로 학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주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직 소위 객관적 연구를 하는 학자들이나 바깥 사람들일 뿐 그런 종교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들이 분명히 자신들에게 중심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신종교가 기성종교에 대칭되는 개념이라는 말 속에는 기성종교의 사회교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그 성립근거가 마련된다. 신교자유가 보장되는 시기를 전후하여 민중층으로 부터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것이며, 그들의 희망과 보람 그리고 삶의 철학을 집약시키고 있다. 신종교를 민중종교라고 부르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신종교는 그것이 성립된 사회의 최근대 동향 내지 오늘날의 상황, 기성종교의 존재형태와 종교간의 공존문제, 그리고 미래에의 방향 등을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신종교운동은 오늘날 세계적인 추세이다. 어느 나라나 기성종교가 존재하는 것처럼 새로운 종교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삼국유사문화원장·동국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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