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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 제사보다 낫다’
사랑과 감동 주지 않고 순종 바라는 것은 욕심
기사입력: 2018/12/17 [08:4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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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감동 주지 않고 순종 바라는 것은 욕심
   

유일신 종교는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 신앙의 제1 덕목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순종의 여러 사례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순종한 자는 복을 받고, 불순종한 자는 벌을 받았습니다. 마치 권선징악소설을 보는 듯합니다. 여기에서 압권은 단연 아브라함의 순종입니다. 아브라함은 이들 종교에 믿음의 조상으로 하나님은 아브라함 3대의 순종에 감동한 나머지 자신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다’고 선언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순종은 따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절대적입니다. 아브라함은 “고향과 친척과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말을 믿고 목적지도 모른 채 고향 갈대아 우르를 떠났습니다. 또한 100세에 낳은 자식을 번제 드리라는 지시에도 망설임 없이 칼로 자식을 치려고 할 때 하나님은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며 감격하였습니다. 언뜻 보면, 하나님은 무지하여 상식이나 지각이 전혀 없는 신 같습니다.     

성경에는 아브라함과 정반대되는 인물도 있습니다. 불순종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울 왕입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말을 낳게 한 장본인으로 하나님은 사울 왕에게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사울과 백성은 가장 좋은 가축과 모든 좋은 것을 남기고 가치 없고 하찮은 것만 진멸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에 순종하지 않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에 후회하였습니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처신하기 곤란해진 사울 왕은 “가장 좋은 것을 남긴 것은 하나님에게 제사하기 위함”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에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책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하나님은 사울을 내치고 다윗을 왕 자리에 앉혔고, 사울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사무엘 상 15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과 감동’ 없는 ‘순종’ 없다    

사울 왕과 이스라엘백성은 애초부터 하나님의 말에 순종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사욕에 눈이 멀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잘못은 감추고, 잘한 것은 부풀려 선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체면이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해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한 것’이라고 해야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속 다르고 겉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지도자들은 사울 왕의 위선을 반면교사로 삼고, 신도들에게 순종을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순종’의 사전적 의미는 ‘순순히 따름’이다는 것입니다. ‘순순히’란 ‘성질이나 태도가 매우 고분고분하고 온순하게’ 라는 뜻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높이고자 하기 때문에 남이 자기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순종을 강요하면 강하게 반발합니다. ‘나에게 순종하라’는 말은 곧 ‘너를 부정하고 나를 긍정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랑과 감동을 주지 않고 순종을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러나 남을 자신과 같은 인격체로 여기지 않는 자들은 힘이나 여러 수단을 동원하여 강제로 무릎 꿇리고 자기 말을 듣게 만들려고 합니다. 무릎 꿇린 자는 승리감을 만끽하지만, 무릎 꿇은 자는 자아가 무너지는 고통을 당합니다. 이런 행동은 사람으로서 차마 할 행동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권 유린입니다.    

성경은 믿음을 강조합니다. 믿음과 순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믿음으로 저희가 홍해를 육지같이 건넜으나 애굽 사람들은 이것을 시험하다가 빠져 죽었으며”(히 11:29), “주께서 가라사대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다면, 이 뽕나무 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 우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눅 17:16)    

경계해야 할 맹신    

하나님은 현실에서도 여전히 자신에게 절대 순종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우직한 사람이 그 대상입니다. 자의식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에게 순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 하려면 자유가 없을 뿐 아니라 삶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힘이 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도 인간의 순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종하면 복을 준다며 유혹하는 한편 불순종하면 분노하고, 징벌하고, 죽이면서 순종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왜 인간에게 순종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인간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에게 순종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받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에게 순종하면 모든 복이 임한다(신 28:2)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은혜 줄 자에게 은혜를 주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풀며(출 33:19),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푼다(출 20:6). 레위기(26:3~46)에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면 받을 복과 지키지 않을 시 닥칠 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지도자는 자신은 하나님의 종이자, 하나님 대신자임을 자처합니다. 이는 하나님적 권력을 위임받았음을 암시합니다. 여기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사울 왕처럼 하나님이 준 권력(?)을 자신의 욕심 채우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하나님 자리에 올라앉아 신도들에게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며 자신에게 순종할 것을 요구하는 지도자가 됩니다.     

종교근본주의, 금권화와 대형화, 정치 권력화, 종단 이기주의, 기복신앙은 신도들에게는 물론 사회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정도를 벗어난 종교는 사람에게 해로울 뿐이지, 이익 될 게 없습니다. 전도와 헌금 갹출로 외적 성장에 열을 올리고, 자신의 우상화놀음에 신권을 휘두르는 지도자의 말에는 결연히 불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불신하고 사울 왕에게는 순종한 이스라엘백성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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