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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9세 여아 집단 성폭행·살해 힌두 승려 등에 사형촉구 시위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1/08/04 [22:49]
불가촉천민 출신 여아 시신 화장...경찰은 사건 덮으려 협박

인도, 9세 여아 집단 성폭행·살해 힌두 승려 등에 사형촉구 시위

불가촉천민 출신 여아 시신 화장...경찰은 사건 덮으려 협박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1/08/04 [22:49]
▲ 지난해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성폭행 근절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연합뉴스

 

불가촉천민 출신 여아 시신 화장...경찰은 사건 덮으려 협박  

카스트 제도 계층 중 최하위 불가촉천민 2억명 추산...핍박 행위 근절되지 않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힌두교 승려를 포함한 4명의 남자가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 9세 여아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수백명이 사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4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델리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힌두교 승려 1명과 화장장 직원 3명 등 남성 4명을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1일 뉴델리 남서부 지역 화장장에서 물을 구하러 온 9세 여아를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무단으로 시신을 화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살 소녀는 집 근처 화장장에 설치된 물냉각기로 물을 길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4명 중 판디트(Pandit: 힌두교 성직자, 학자)인 라데 샴(Radhe Shyam55)은 사건 당일 소녀의 어머니를 불러 아이가 냉각기에서 물을 긷다가 감전사했다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할 시 의사가 부검 과정에서 장기를 몰래 팔 것이라고 겁을 주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족들의 동의 없이 시신은 화장됐다.

 

살해당한 소녀와 부모는 달리트 계층으로, 아직 잔존하는 인도 카스트 제도 계층 중 최하위에 속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현지에서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뉴델리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어린 소녀에게 정의를 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와 기소된 4명의 남자에게 사형을 구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9세의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과 함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카스트에 따른 차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둘러 치러진 소녀의 화장을 본 마을 사람 중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일부가 불속에서 타지 않은 소녀의 다리 부분을 꺼냈고 계속된 추궁에 4명은 결국 성폭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4명이 체포된 후 경찰은 이들에 대해 과실치사(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하는 죄)와 증거인멸 혐의만 적용한 채 성폭행에 대한 별도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소녀의 어머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가 달리트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심지어 우리를 협박했으며, 남편을 때렸다고 밝혔다.

 

결국 주민들이 사건을 축소하려 했던 경찰 서장 등을 고발했고, 이 같은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남성들에는 성범죄 혐의가 추가됐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야만적이며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델리의 법질서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범인들에게는 최대한 빨리 사형 선고가 내려져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의 달리트는 2억명으로 추산된다. 인도에서는 지난 1989년 달리트를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를 가중 처벌하는 법이 제정됐으나 여전히 최하층민 이들을 핍박하는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어 현지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이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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