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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비결 점궤는 ‘정해진 운명’ 아닌 삶의 指針․德談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2/31 [12:37]
주역 424개 궤상 간소화한 144개 궤

토정비결 점궤는 ‘정해진 운명’ 아닌 삶의 指針․德談

주역 424개 궤상 간소화한 144개 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2/31 [12:37]


占書라기보다는 반복되는 60갑자와 지구의 순환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 통계  

토정비결 144개 운세 중 길운 60%, 악운 20%, 도덕적 충고 13%, 중립 운세 7%       

해가 바뀌면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이나 심심풀이로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점집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사이트가 개설되어 있어 과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듯하다.     

토정비결은 보는 것은 조선후기부터 내려온 민간의 세시풍속인데 그 내용은 기본적으로 주역의 괘로써 풀이한 것이지만 주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주역의 괘는 64괘인데 토정비결은 48괘로 16괘가 적다. 주역은 하나의 괘에 본상(本象)이 하나, 변상(變象)이 여섯, 도합 일곱 상으로 총 424개의 괘상인데 토정비결은 144괘이다. 즉 주역은 생년,월,일,시로 424개의 운세풀이가 가능하지만 토정비결은 생시가 제외되어 144개의 운세풀이가 되도록 간소화했다.     

토정비결을 지은 이지함(李之菡 1517~1578)은 포천 현감과 아산 현감을 지냈는데 궁핍한 백성들의 생활을 보고 항상 가슴 아프게 여겨 선정을 베풀었으며 그 구제 대책을 왕에게 상소하여 반영시키기도 하였다. 아산 현감으로 있을 때에 걸인청(乞人廳)을 설치하여 흉년에 극빈자를 수용하는 등 기민(飢民) 구제 정책에 전력하였다. 청렴한 생활을 미루어 보면 이 책의 저작 동기와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데 실제 토정비결은 운세를 점치는 책이라기보다는 살아가는데 힘이 되어 주는 지침서로서 우리 세시풍속 깊이 젖어 내려왔다.    

1년 열두 달의 신수를 다른 점서와 마찬가지로 비유와 상징적인 내용으로 판단한다. 구성은 4언시구(四言詩句)로 이뤄지고 그 밑에 한 줄로 번역되어 읽기 쉽게 돼 있다. 이처럼 간단명료하다보니 해석에의 융통성이 주어진다.     

토정비결은 4언시구(四言詩句)로 이루어지고 그 밑에 한줄로 번역되어 읽기 쉽게 되었으며 다른 점서와 마찬가지로 비유와 상징적인 내용이 많다. 희망적인 구절이 많지만 좋지 않은 구절도 있어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때문에 절망에 빠진 사람에겐 희망을 갖게 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조심스럽게 생활을 하도록 경각심을 독려한다.    

토정비결은 점서라기보다는 주역과 같이 방대한 양의 통계에 가깝다. 60갑자와 지구의 순환이 맞아떨어지는 시기에 기후적인 요인이나 여러 반복되는 특징들이 사회적인 물질의 풍요와도 연결이 되고, 이런 주기적인 반복에 맞는 데이터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쌓이고 쌓여 다듬어진 것이다.     

실제로 토정비결의 가장 큰 특징은 60% 이상이 행운의 괘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1998년 인류학자 김종순 교수가 144개 운세를 분석한 결과 길운 60%, 악운 20%, 도덕적 충고 13%, 중립 운세 7%로 나타났다.     

즉 “북쪽에서 목성을 가진 귀인이 와서 도와주리라” “꽃이 떨어지고 열매를 맺으니 귀한 아들을 낳으리라”는 희망적인 구절이 많고, 좋지 않은 내용도 “이 달은 실물수(失物數)가 있으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화재수가 있으니 불을 조심하라”는 식으로 되어 있어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때문에 절망에 빠진 사람도 희망을 갖게 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조심스럽게 생활을 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세시풍속의 토정비결의 점괘는 '정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삶의 지침'이나 '덕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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