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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소수종교에 대한 편견 불식시킨 ‘한국신종교사전’

이준혁 기자 | 기사입력 2019/02/09 [21:00]
“한국 신종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표준화, 체계화한 최초의 사전”

타종교·소수종교에 대한 편견 불식시킨 ‘한국신종교사전’

“한국 신종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표준화, 체계화한 최초의 사전”

이준혁 기자 | 입력 : 2019/02/09 [21:00]

“한국 신종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표준화, 체계화한 최초의 사전”
    

신흥종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신흥종교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가 기성종교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신흥종교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가 제공될 수가 없었다. 신흥종교들은 나름의 교리를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로 인해 더욱 ‘이단’ ‘사이비’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발간한 한국신종교사전은 큰 의미가 있다. 

다양한 종교와 문화들이 공존하는 다종교․다문화사회에서 타종교 혹은 소수자 종교에 대한 편견은 종교차별, 소수자 멸시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극복되어야할 부분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 종교로서 편견의 대상이 되어 온 많은 신종교들에 대한 객관적 이해의 확산과 올바른 교육이 우리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편찬된 ‘한국신종교사전’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종교사전’은 지난 2015년 ‘한국신종교학회’(회장·윤승용)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학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해 발간한 것이다.     

한국신종교사전편찬위원회 윤승용(사진) 공동위원장은 발간 소감에서 “종교 관련 학계나 연구소에서 조차 한국 신종교에 대한 공개된 자료나 정보를 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신종교에 관한 학계의 객관적 정보가 필요하고, 또 그것을 참고로 해야 할 때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어 ”한국 신종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표준화, 체계화하여 사전을 발간하기로 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했으며 (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창립해 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전문위원,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이사, 한국종교학회 이사, 방송문화진흥회 전문위원, 신종교학회 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또한 ‘한국신종교사전’이 지난 2013년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2014년 1차로 사전 편찬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였고, 2014년에 지식 범주 분류와 표제어 추출 작업과 작업의 편의를 위한 DB를 구축했다는 과정도 설명했다.     

2015년부터 관련 학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하여 한국 신종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와 문화, 그리고 그 학술적인 담론에 대한 원고를 집필을 했고 완성된 책은 총 1205페이지로 방대한 분량이다.     

이 사전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발간했기 때문에 판매용이 아니라서 일반서점에서는 구입하기가 어렵지만 그 취지를 높이 사는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어 그 파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전은 근‧현대 한국 신종교의 일반이론·전체역사‧교리사상‧인물‧조직‧의례‧상징‧유적성지 및 문화예술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편찬한 것이다.     

반공, 근대화, 산업화와 기성종교 기득권 방어...신종교가 한국에서 쇠락한 이유들    

한국 신종교는 동학농민운동, 3.1독립운동, 실력양성운동, 일제무장항쟁, 6.25 이후 전쟁동포의 생활터전 마련 등 한국 근대사를 주도한 숨은 주역이었을 뿐만 아니라 근대 민중의 삶과 이상을 소박하게 담아 낸 종교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신종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현대 한국의 민중사상과 문화를 소박하게 담고 있다. 특히, 근대 신종교는 개화기와 일제식민지하에서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해방이후 민족분단으로 말미암아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그리고 냉전체제에서는 반공보다는 민족문화를 앞세운다는 이유로 남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후 산업화 도시화 시기에는 이른 바 합리적 종교가 아니고 조국 근대화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세계화 및 정보화 시기에는 영성운동이나 기수련과 같은 새로운 신종교들이 등장함에 따라 이전의 근대 신종교들은 전체적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몇몇 종단을 제외하고는 지배문화는커녕 저항문화로도 정착하지 못하고 주변하위문화로 전락해버린 상황이다. 이렇게 된 데는 근대 신종교가 민중과 민족의 삶을 담은 종교이기는 하지만 자기 개혁을 소홀히 한 탓도 있고 기성종교들의 기득권 방어로 인한 희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또한 한국의 토속적, 전통적 삶의 방식(종교도 포함)은 보존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무조건 청산되어야 한다는 우리사회의 서구화의 경향도 하나의 쇠락의 요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큰 요인은 남북분단의 냉전체제에서 문화공동체인 민족보다는 세속이데올로기인 반공을 우선시한 사회체제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볼 수 있자는 것이 윤 공동위원장의 분석이다.     

“기성종교가 영혼주식회사로 전락한데는 신종교들이 자극을 주는 역할 못한 탓도”        

윤 위원장은 또한 “이번 사전 발간이 끝이 아니라 이제 연구의 시작임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고 강조한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신종교가 한국종교문화의 한축으로 자리 잡을 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성종교, 신종교, 민간신앙으로 이루어진 종교문화의 장에서 각 종교들이 자기 역할을 하며 신앙대중을 상대로 서로 공정하게 경쟁할 때 종교문화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순환할 수 있다는 것이 윤 위원장의 지론이다. 특히, 민간신앙과 신종교에 대한 일반인들의 폐쇄적인 이해는 자칫하면 기성종교의 비상식적인 독점과 기득권만을 보장해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한국의 기성종교들이 부정적인 영혼주식회사로 사회적 정착을 한 데는 기성종교에 자극을 주는 신종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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