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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한국 初演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1/06 [07:07]
이태리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팀 초청 공연

베르디 오페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한국 初演

이태리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팀 초청 공연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1/06 [07:07]


 
 
“가거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언덕 위로 날아가라
훈훈하고 다정하던 바람과 향기롭던 나의 고향
요단강의 푸른 언덕과 시온 성이 우리를 반겨주네
오, 빼앗긴 위대한 내 조국!
오, 절망으로 가득 찬 소중한 추억이여!
예언자의 금빛 하프여 그대는 침묵을 지키네
우리 기억에 불을 붙이자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 해다오
예루살렘의 잔인한 운명처럼 쓰라린 비탄의 시를 노래 부르자
이 고통을 참을 수 있도록 주님이 우리에게 용기 주시리라”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이 오리지널 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공연된다.
 
이태리가 배출한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Nabucco> 3막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 Chorus of the Hebrew Slaves’은 바빌론 제국의 2차 남유다 공격을 무대로 해서 ‘망해서 사라진 고국을 그리워 하며 부르는 웅장한 합창곡.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발표 당시 오스트리아의 식민 통치를 받고 있었던 이태리 국민들이 거센 통일 운동 분위기를 위로해 주는 노래로 애창되면서 제 2의 국가(國歌)로 대접 받는 동시에 전세계 오페라 팬들에게 가장 널리 환대 받고 있는 명곡이다.
 
베르디는 세계 성악계에서 19세기 유행했던 벨 칸토(belcanto) 오페라 시대를 이끈 개성적인 작곡가로 화려한 선율을 앞세워 독립을 외쳤던 이태리 국민들에게 정서적 단결을 고취 시켰던 고전 음악가로 환대를 받은 인물이다.
 
 
▲ 이태리가 배출한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Nabucco> 3막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 Chorus of the Hebrew Slaves’은 바빌론 제국의 2차 남유다 공격을 무대로 해서 ‘망해서 사라진 고국을 그리워 하며 부르는 웅장한 합창곡. 오는 11월 15일 국내에서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 초연 공연을 통해 이태리 정통 성악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 매일종교신문


 
 
1901년 1월 27일 뇌졸중으로 사망한 베르디 장례식에서는 오페라 <나부코>의 주제곡이 생전의 업적을 추모해 주는 곡으로 사용됐으며 푸치니, 레온카발로, 지오르다노 등 당대 젊은 오페라 작곡가들이 대거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태리 일간지들은 1면에 검은 리본을 인쇄해 그의 예술적 성과를 반추해 주는 등 이태리 국민적 작곡가로 존경을 보내고 있다.
 
바빌론으로 끌려간 히브리인들이 고통과 억압을 상징하는 노래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국내 음악 팬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스케일이 장대하고 가수들에게 탄탄한 성악적인 기본기를 요구하는 곡이여서 국내 무대에서는 그동안 공연되지 못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나부코>는 11월 15-1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이태리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팀이 내한해 이태리 정통 오페라의 진수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태리 연출가 잔도메니코 바카리를 비롯해 지휘자 알도 시실로 등이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한한다.
 
 
 
▲ <나부코>는 1800년대 이태리 멜로 드라마를 상징하는 작품이며 정치적 압제로 부터 자유를 갈망하는 희망을 담은 베르디의 음악과 연극적 요소, 정치적인 내용이 융합된 격정적인 오페라로 극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 매일종교신문

 
바카리는 트리에스테 베르디 국립극장 예술 감독 및 바리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장을 역임한 거물. 시실로는 모데나 시립극장장이자 파르마 국립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바카리는 <나부코>에 대해 “1800년대 이태리 멜로 드라마를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압제로 부터 자유를 갈망하는 희망을 담은 베르디의 음악과 연극적 요소, 정치적인 내용이 융합된 격정적인 오페라”라고 평가하고 있다.
 
<나부코>는 1835년 스칼라 극장 지배인 메레리의 후원으로 작곡된 곡이다.
 
1842년 밀라노 소재 라 스칼라좌에서 초연됐다.
 
<나부코>는 오페라 <하루 만의 임금님 Un Giorno di Regno>의 흥행 실패, 아내와 아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베르디가 음악적 재기를 마련한 작품.
 
<나부코>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빌론의 강력한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를 이태리식으로 축약 시켜 부른 이름이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은 고통과 절망을 묘사한 최고의 노래이며 조국을 잃거나 고향을 떠나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독 절절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곡‘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빌론과 맞서려는 히브리 대제사장 자카리아를 비롯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바빌론의 왕 나부코, 노예에게서 태어난 사실을 알고 좌절하는 나부코의 딸 아비가일레, 서로 사랑하는 히브리왕의 조카 이즈마엘레와 나부코의 둘째 딸 페네나 등이 주요 등장 인물이다.
 
<나부코>는 베르디 오페라 중 음악적으로 가장 어려운 작품인데 아비가일레는 기교가 가미된 음색을 요구하고 있으며 나부코는 극적인 보컬을 요구하는 바리톤, 페네나는 달콤하고 서정적인 역할이며 이즈마엘레는 화려한 표현, 자카리아는 엄숙한 분위기의 저음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는 배역이다.
 
내한 공연에서는 나부코 역으로 바리톤 파올로 코니를 필두로 해서 아비가일레역은 소프라노 에바 골레미, 이즈마엘레역은 테너 레오나르도 그라메냐, 자카리아역은 베이스 안토니오 피로치, 페네나역은 메조 소프라노 미켈라 나델라 등 이태리가 자랑하는 최고 기량을 갖춘 성악가들이 대거 한국 무대에 오른다.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자로 함께 무대를 장식한다.
 
이번 내한 공연을 위해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측은 20t 분량의 세트 장비를 이태리 현지에서 직접 선박으로 공수해 왔다는 후문이여서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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