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다시 일어나는 인도불교 주목해야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2/25 [15:04]
기성전통에 피로감 느껴, 통과의례에 참여하는 새 불교 지향

다시 일어나는 인도불교 주목해야

기성전통에 피로감 느껴, 통과의례에 참여하는 새 불교 지향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2/25 [15:04]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61)

 

인도불교를 보노라면 정말 감회가 새롭다. 인도에서 생겼다가 사라진 불교가 다시 인도 땅에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인도불교는 다시 부흥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인도 땅에서 다시 불교가 되살아나는 것은 전회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B.R. 암베드까르 박사의 결단과 목숨을 건 희생정신과 사상적 전환에서 이루어졌다. 

 

▲ 지난 1월 31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루나 시의 아난다 붓다 비하라(사원)에서 열린 대법회에 모인 5만여 명의 불자들이 법문을 경청하고 있다.  © CRS NEWS

 

B.R. 암베드까르 박사는 현재 대승보살로 추앙되고 있다. B.R. 암베드까르 박사 이야기를 매개로 한 인도 불교 부흥을 논하기 전에 인도불교가 왜(?) 쇠락했느냐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도불교 현상은 우리 불교와도 연관지어 사고(思考)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정치 군사적 외침이지만, 내적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도불교 승가의 게으름이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인도 재가 우파사카(남자신도)들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다.  © CRS NEWS

 

일부 학자들은 인도의 불교 승가(사찰)가 쇠퇴한 원인 중 하나는 인도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너무 고립적인 수행 불교에만 매진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림불교나 동굴 불교를 지향하다 보니 사회와 대중의 일상생활과 유리되었기 때문에 외침이 있을 때, 쉽게 무너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른 종교처럼 통과의례인 결혼, 장례, 출산 등 사회적 의례적 측면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가 너무나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역사적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불교의 오랜 침묵을 깬 것은 두 가지의 직접적인 운동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브리티시 인디아 학자들의 인도학 연구도 이론적 학술적 기반이 되긴 했지만, 실질적인 부흥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두 가지란 대각회 인도 성지 복원 운동과 달리트(불가촉천민) 불교개종운동이다.

  

▲ 비구스님들에게 갖가지 음식을 공양하고 있는 우파시카(재가 여신도)의 정성스런 모습.  © CRS NEWS

 

대각회 운동은 불교 성지 복원을 전제로 했지만, 배경은 인도에서 불교의 근대적 부흥운동이었다. 19세기 말 마하보디협회(대각회1891), 벵골불교협회(1892), 청년불교협회(1898) 등 불교 근대주의 단체들의 주도로 시작됐다. 이들 기관은 스리랑카 불교 모더니즘과 같은 남아시아 모더니스트 불교 조류는 물론 서구 동양 학문과 신지학과 같은 영적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 대각회에서 건립한 인도 사르나트(녹야원)에 있는 불교사원  © CRS NEWS

 

대각회는 인도인이 아닌 스리랑카 불교도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도불교 부흥에의 영속성이 없었다. 이에 반해서 인도 하층민의 달리트 불교운동과는 그 성격이 달랐다. 달리트(불가촉천민) 불교 개종운동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었다.

 

1950년대에 달리트 정치 지도자 B. R. 암베드까르(18911956) 박사는 빨리어 문헌과 몇몇 불교학자들의 저서와 인도 불교도에 대한 독서에 영향을 받아 인도의 낮은 카스트 달리트의 불교로의 개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그의 달리트 불교운동은 대규모 개종을 보인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 암베드까르 박사의 신불교에는 힌두교와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저항의 강력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의 대작(大作) 부처와 그의 담마(The Buddha and His Dhamma)는 계급투쟁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불교의 고관(苦觀)에 통합시켰으며, 불교 도덕이 "사회를 재건하고 정의, 평등, 자유가 있는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개종기념식에 참석한 수천 명의 인도불교 비구승려들.  © CRS NEWS

 

▲ B.R.암베드까르 박사가 1956년에 불교로 개종한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에 위치한 딕샤부후미 기념탑으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사리탑.  © CRS NEWS

 

이 운동의 주요 조직은 인도 불교 협회(Bharatiya Bauddha Mahasabha)와 삼보(Triratna) 불교 공동체(Triratna Bauddha Mahasangha)였다. 인도 불교 협회는 인도 공화국의 국가 불교 조직이다. 195554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에서 B.R.암베드까르 박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암베드까르 박사는 인도 헌법의 아버지이자 박식가이며 인권 운동가이자 인도불교 부흥 운동가였다. 그는 조직의 첫 번째 전국 회장이었다. 195558일 봄베이(현재 뭄바이)의 나레 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B.R.암베드까르 박사는 인도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한 이 조직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본부는 뭄바이에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대법회에 초청받은 필자 보검스님이 암베드까르 박사의 사진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 CRS NEWS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